와인 보존법 알아보자
병에 넣은 뒤에도 숙성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게 브랜디와 다른 점이다. 코르크가 완전히 밀폐되지는 않기 때문에 극미량의 공기와 접촉하면서 숙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상적인 보관 조건은 섭씨 12-14도 전후의 항온, 60-70% 정도의 항습, 어둡고, 잡냄새가 없으며 진동이 없는 곳이다. 이런 조건에서 고급 와인은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숙성하여 젊은 와인이었을 때는 없었던 복합적인 풍미를 띠게 된다. 하지만 코르크가 아니라 스크루 캡 와인에서도 숙성은 여전히 진행되는 점과 병 안의 숙성은 코르크의 산소 투과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병입 할 때 처음부터 들어가는 공기로 충분히 발생한다는 연구도 있다. 보관이 중요한 건 맞지만 코르크의 밀폐성 때문에 숙성이 가능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단독 주택이라면 어둡고 시원한 지하실, 혹은 마루 밑이나 계단 밑에 보관함을 만드는 게 이상적이며 여기 보관할 때도 신문지 등으로 광선이 안 닿게 싸서 병을 옆으로 뉘어 보관하는 게 좋다. 굳이 옆으로 뉘이는 이유는 코르크 마개의 건조를 막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아파트가 대부분인 한국의 주거 환경에서 위의 '이상적' 보관 조건을 만족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엉망으로 보관할 바에는 후딱 마셔버리는 게 술에 대한 예의다. 와인 붐이 일면서 최근에는 저가형 와인셀러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능력이 되면 이런 장비를 갖추면 좋다. 김치냉장고로 와인을 보관해도 괜찮으며 일반 냉장고보다 좀 더 오래간다. 병당 10만 원이 넘는 고급 와인이 아닌 이상 숙성에는 의미가 없다고 봐도 되므로 그냥 냉장고 야채칸이나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와인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숙성이 가속된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과실향을 파괴하며 산화를 가속시킨다. 수년 이상에 걸친 장기 보관을 생각한다면 높더라도 보관 장소는 20도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비교적 단기 보관이라도 30도를 넘는 곳에 와인을 두는 일은 없어야겠다.
습도가 낮은 곳에서는 코르크가 마르게 되며, 마른 코르크는 탄력이 떨어져서 밀폐성이 약화된다. 결국 외부 공기가 병내로 침투하여 와인이 산화될 수 있다.
직사광선은 와인에 치명적이다. 햇빛에 포함된 단파장의 빛, 즉 자외선과 같이 높은 에너지를 지닌 빛은 와인 성분의 결합 구조를 무너뜨린다. 직사일광에 오래 노출된 와인은 빠른 속도로 노화된다.
잡냄새가 심한 곳에 와인을 오래 두게 되면 그 냄새가 배어든다고 한다.
진동이 심한 곳에서도 역시 원만한 숙성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숙성 과정에서 타닌 성분은 긴 체인 형태의 결합 구조를 이루며 침전물을 이루어 가라앉고 여기에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흡착되어 색깔도 루비색이나 자주색에서 벽돌색, 홍차색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진동이 심한 곳에서는 이 체인 구조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고 한다. 일반 냉장고는 냉각기 진동 때문에 장기 보관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와인 셀러가 없다면 실온보다는 차라리 냉장고에라도 보관하는 것이 낫다. 일반 냉장고는 온도가 너무 낮고(5-6도), 진동과 잡냄새가 심하고, 습도도 낮아 와인 보관에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여름의 일반 실내 (에어컨 안 켜면 30도를 육박)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 실제 일반 냉장고에 보관해 본 사람들의 경험담으로는, 1-2년 정도의 보관이라면 일반 냉장고로도 큰 무리는 없다고 한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메종 루 뒤몽이라는 양조장을 운영하는 한국인 박재화 씨의 수필집에 냉장고 보관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한국에 들렀을 때 언니에게 선물했던 와인이 1년 뒤에 다시 와보니 그대로 일반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따서 먹어보니 맛과 향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한번 딴 와인을 다시 보관하고자 할 때는 원래 있던 코르크 등의 마개로 다시 막아도 하루 정돈 너끈히 보관할 수 있다. 와인 용품으로 나오는 와인 키퍼, 와인 스토퍼 등은 공기를 완전에 가깝게 차단하고 병 내부를 진공화시키는 등으로 보존성을 올려서 사나흘은 큰 변질 없이 와인을 보관할 수 있다. 일주일 이상 개봉한 와인을 보관하기 위한 특수 마개나 이산화탄소 주입기도 제품화되어 있고 이 분야의 끝판왕은 코르크 마개에 침을 꼽아서 와인을 추출하고 아르곤 가스를 넣어서 산화를 차단해 주는 제품으로 사실상 미개봉이나 마찬가지로 와인을 보관할 수 있다. 물론 가격도 뒤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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